
개나 소나 사진 한다. 요즘 사진 좀 한다는 사람들이 푸념조로 하는 말들입니다. 사진전공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사진의 차이가 좀처럼 눈에 띄질 않는데서 나오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요즘은 웬만하면 내셔널 지오 그래피 수준 사진들입니다. 힘들게 그리고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 다니면서 배울 필요도 없습니다. 좀 비싼 장비 큰 마음먹고 사고 인터넷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자신도 금방 내셔널 지오그래피 사진가 반열에 오른다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과거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만 만들어졌던 사진들이 장비 사용법만 조금 알면 바로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정말이지 디지털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이지 개나 소나 사진 한다고 설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말한 건 사진이란 껍데기를 놓고 볼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사진의 좋고 나쁨을 사진의 겉으로 드러난 기술적 처리를 가지고 평가하는 건 아닙니다. 사진에 담겨있는 사진가의 생각이나 철학이 사진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진전공자들이 그동안 상당히 나태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냥 기술적인 처리 하나로 당당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진계의 대부였던 코닥도 그리고 미국 서점의 대명사격인 보더스도 디지털 시대에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변화하는 시절에 안일한 대처가 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사진가라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사진가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 기술에 의존하는 사진가가 아닌 내용적인 측면을 살찌우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나 소나 사진 한다고 사진판이 개판이 되었다고 푸념하고 포기하지 말고 진정한 사진가로 거듭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 이장을 시작할까 합니다.
저는 사진판이 개판이라 푸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한때라 생각합니다. 물론 착각 일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디지털사진이 들어오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늘어난 양에 비해 질적인 향상은 미약하기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지금에 나타난 건 아닙니다. 사진발명 170여 년 동안 늘 있어왔던 이야기입니다. 사진이 발명되고 50여 년이 지난 시점에 사진이 예술이다 아니다는 논쟁이 불기 시작합니다. 물론 발명초기부터 있어왔던 말들입니다. 그러다 코닥이란 곳에서 롤필름을 만들고 일회용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그 논쟁이 불을 붙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롤필름과 일회용 카메라의 등장이 지금의 디지털 사진과 같은 열풍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이때 보들레르라는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이 이런 말을 합니다.

"사진은 사물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복사하는 능력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예술이라 말할 수 없다. 예술은 작가의 사상이나 철학이 내용적으로 담겨 저 있어야 한다. 사진은 미술의 시녀로 돌아가라" 사진 쪽에서 보면 상당히 기분 나뿐 말입니다. 그러나 틀린 말도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상황이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보들레르 말처럼 많은 사진작가라 자처하는 분들이 대상을 복사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카메라가 아닌 고가의 휴대용 복사기를 가지고 다는 꼴이 된 것입니다. 이점에서 아는 건 많지 않지만 사진의 본질을 파악하고 올바른 사진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사진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좀 더 제대로 된 사진의 방향을 잡아 보자는 혈기로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해 왔습니다. 여기저기 올린 사진에 관한 저에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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