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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의 숨은 누정 '천학정'과 관동제일경 '청간정' 기묘한 타포니 바위가 인상적이었던 능파대를 뒤로하고 곧장 천학정(天鶴亭)으로 향했다.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지척이다. 큰길로 나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내비게이션 덕분에 낯선 초행길이라도 길 잃을 염려가 전혀 없다.능파대에서 조금 벗어나 달리다 보니, 길섶 수풀 사이로 '천학정'이라 굵직하게 새겨진 큼직한 표석이 눈에 들어왔다. 따로 마련된 전용 주차장은 보이지 않아 갓길 한쪽에 차를 대고 나지막한 오르막을 올랐다. '천학정(天鶴亭)'은 바다와 하늘, 거울 같은 수면에 정자가 떠 있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100년은 족히 넘었을 굽이치는 노송림과 발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윽한 진경산수화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 동.. 2026. 9. 16.
[20세기를 빛낸 사진가] 04강: "당신은 셔터만 누르세요" 코닥이 사진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 마르기 전에 찍고 현상해야 해서 무거운 이동식 암실을 짊어지고 다녀야 했던 시절부터, "당신은 셔터를 누르기만 하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는 전설적인 슬로건으로 전 세계를 뒤흔든 코닥의 탄생까지! 소수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사진을 우리 모두의 일상과 '스냅샷' 문화로 바꾸어 놓은 기술의 3대 혁명(콜로디온 습판법, 젤라틴 건판법, 롤필름)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립니다. https://youtu.be/It_VmvrLASI 2026. 9. 16.
파도를 능멸하는 신비로운 바위, 고성 능파대 2025년은 내게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허락되었던 한 해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줄곧 부모님을 모시느라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았다. 늘 무거운 짐을 진 듯 여의치 않던 나날들이 지나고,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셔다드린 뒤에야 비로소 홀로 설 시간이 찾아왔다.마음은 한없이 무겁고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있던 때, 스스로에게 작은 핑계를 대며 4박 5일간의 긴 여행길에 올랐다. 실로 얼마 만에 나서는 긴 여정인지 모르겠다. 혼자 길을 나선 지 몇 해가 지나서인지 혼자 떠나는 길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목적지는 강원도, 고성에서 삼척까지 푸른 동해안을 따라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셔터를 누르며 달려보기로 했다. 매번 짐을 싸 들고 숙소를 옮겨 다니는 번거로움이 질색이라, 동해시 묵호 쪽에 거점을 잡.. 2026. 9. 6.
20년 만에 다시 마주한 돌담과 장승의 미소, 아산 외암민속마을 오래전부터 유독 우리 전통문화와 옛 자취에 마음이 많이 끌렸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면 과장이겠지만, 전국을 다니며 묵직한 표정의 장승 사진에 몰두하던 시절부터 그 애착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던 것 같다. 그러다 미국에서 20여 년을 타향살이하며 보냈다. 고국과 멀어져 산 세월 탓이었을까.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리 고유의 흙냄새와 역사에 대한 갈증이 더욱 간절해져만 갔다. 그래서 귀국 후 카메라를 들고 나선 길은 하나같이 우리 옛 숨결이 배어 있는 곳들이었다. 편식하는 습관을 참 싫어했는데, 정작 찾는 여행지만큼은 지독하게 옛것만 고집하는 '시각적 편식'에 빠져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몸과 마음이 이끄는 발길을 거스를 수가 없다.아산 외암민속마을 역시 실로 20여 년 만의 재회였다. 아주 오랜 옛날,.. 2026. 9. 5.
[20세기를 빛낸 사진가] 03강: 사진 발명을 빼앗긴 천재의 소름 돋는 복수? 사진을 만든 5인의 거장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사진에 찍힌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그리고 사진 발명의 공로를 빼앗긴 한 천재 사진가가 남긴 인류 최초의 연출 사진 '익사자의 자화상'에는 어떤 비극이 숨어 있을까요? 8시간 노출 끝에 빛을 붙잡은 니엡스, 프랑스 정부로부터 평생 연금을 받은 다게르, 무한 복제 시스템(네거티브/포지티브)을 완성한 탈보트, '포토그래피'라는 이름을 지어준 위대한 조력자 존 허셜, 그리고 비운의 선구자 바야르까지 사진을 탄생시킨 5대 거장의 치열한 발명 전쟁을 공개합니다. https://youtu.be/ue1KUg6Uo9M📌 타임라인 00:00 인트로: 빛을 영구히 붙잡아둔 사진의 진짜 발명가들 00:26 조셉 니세포르 니엡스: 헬리오그래피와 인류 최초의 사진 (8시간 노출의 비밀) 02:41 루이 다.. 2026. 9. 1.
[20세기를 빛낸 사진가] 02강: 그림 똥손(?)이었던 천재의 절박한 질문이 사진을 탄생시켰다? (사진 발명의 비밀) 사진은 어느 날 갑자기 한 천재의 머릿속에서 뚝딱 발명된 기술이 아닙니다. 산업혁명 이후 자신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했던 중산층의 폭발적인 초상화 수요, 수백 년간 축적된 어두운 방(카메라 옵스큐라)의 광학 기술, 그리고 그림 실력에 좌절했던 탈보트의 절박한 질문이 만들어낸 사진 탄생의 역사와 발명 동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드립니다. https://youtu.be/S5Spj1FRfN0 📌 타임라인 00:00 인트로: 사진이라는 매체는 어떻게 세상에 등장했을까? 00:48 15세기 이후 과학적 성과의 축적과 화학적 발견 01:17 산업혁명과 새로운 중산층: 폭발적인 초상화 수요 01:46 사진을 이루는 두 바퀴: 광학 기술과 화학 기술 02:13 카메라의 원형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2026. 9. 1.
[20세기를 빛낸 사진가] 01강: 기술은 늘었는데 왜 내 사진은 그대로일까? 거장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선명한 사진을 찍는 시대, 왜 나만의 시선이 담긴 '단 한 장의 사진'을 찍기는 더 어려워졌을까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고유한 사진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사진의 역사를 이끈 거장들을 공부해야 하는 5가지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드립니다. 세계적인 사진 거장 90명과 한국 사진의 뿌리를 내린 대표 사진가 10명, 총 100인의 치열한 삶과 예술 철학을 따라가는 위대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https://youtu.be/E3pVWQqgQ9s 📌 타임라인 00:00 인트로: 기술의 풍요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의 사진들 00:46 우리가 사진의 거장들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01:11 이유 1. 시대와 세상의 맥락을 이해하는 힘 01:40 이유 2. 카메라 뒤에 숨겨진.. 2026. 8. 28.
갑작스런 한파 속 마주한 늦가을의 정취, 종묘를 걷다 2023년 가을은 어쩌다 보니 서울의 궁궐들만 줄기차게 찾아다녔다.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경복궁을 거쳐 오늘은 종묘에 닿았다. 창경궁은 따로 날을 잡지 못했지만, 지난번 창덕궁 후원을 거닐다 잠시 발을 디뎠으니 이만하면 서울의 궁을 두루 섭렵한 셈이다. 거창한 이유나 목적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그저 도심에서 가깝고, 멀리 훌쩍 떠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자연스레 고궁으로 발길이 이어졌다.올해 가을 날씨는 참 유별났다. 단풍이 곱게 물들 틈도 없이 늦더위가 이어지더니,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에 나무들마저 계절을 잊고 갈피를 못 잡는 듯했다.오전에 일을 마무리하고, 덧없이 흘러가는 가을 끝자락이 아쉬워 종묘로 향했다. 가을이라 부르기 무색하게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진, 올가을 들어 가장 추.. 202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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